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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라이프] 예산 걱정 없이 즐기는 달라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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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뒤에 숨은, 알뜰하면서도 깊이 있는 도시탐방
달라스는 흔히 화려한 쇼핑몰과 고급 음식점, 대형 스포츠 경기장으로 대표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지갑을 크게 열지 않아도 충분히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달라스다.
관광객이든 지역 주민이든,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문화와 역사, 예술과 일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비싼 도시’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알뜰하지만 알찬 달라스 여행을 떠나보자.
● 하루의 시작은 뉴욕식 델리에서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아침이다. 다운타운에서 하루를 연다면 ‘신디스 뉴욕 델리 앤 베이커리(Cindi’s New York Delicatessen & Bakery)’가 제격이다. 달라스 시민들 사이에서 오래 사랑받아 온 이곳은 뉴욕 스타일 델리의 정통 맛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아침 메뉴가 하루 종일 제공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버터 향이 가득한 치즈 데니시부터 팬케이크, 와플, 오믈렛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가격은 부담 없지만, 열량은 넉넉하게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여행객에게는 든든한 에너지 충전소이자, 지역 주민에게는 변함없는 일상공간이다.
● 달라스의 숨겨진 역사, 프리드먼 묘지

배를 채웠다면, 이제 달라스의 깊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프리드먼 묘지(Freedman’s Cemetery)는 1861년에 조성된 곳으로, 달라스 초기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의 안식처였다.
미국에서 가장 큰 프리드먼 묘지 중 하나로, 남북전쟁 시기부터 1970년대까지 존재했던 분리사회 북달라스 커뮤니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세워진 기념관은 달라스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 흑인 공동체의 공로를 기리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묘지가 아니라, 도시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무료로 개방된 이 공간은 조용히 걷기만 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소다.
● 미국 경제를 배우는 특별한 체험

조금 더 현대적인 공간으로 이동해 보자. 달라스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Dallas)에 마련된 ‘이코노미 인 액션(Economy in Action)’ 전시는 미국 금융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쉽게 설명해주는 체험형 전시다.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는 연준 직원들이 자원봉사로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가 있으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자유관람도 가능하다.
돈의 흐름, 금리, 은행 시스템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시각자료와 체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어 학생과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관람료는 무료이지만, 전시내용이 방대하니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 고속도로 위의 공원, 클라이드 워렌 파크

연방준비은행 바로 근처에는 달라스의 대표적인 도심공원, 클라이드 워렌 파크(Klyde Warren Park)가 있다. 고속도로 위에 조성된 이 공원은 그 자체로 도시재생의 상징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종일 다양한 무료 또는 저렴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푸드트럭에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고, 토요일 아침에는 스트레칭이나 요가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 타임, 어른들을 위한 살사 댄스 수업까지 일정이 빼곡하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이곳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달라스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 무료로 즐기는 세계 수준의 미술관

달라스 미술관(Dallas Museum of Art, DMA)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하나다. 놀라운 점은 입장료가 무료라는 사실이다. 5,000년에 걸친 인류 문화사를 아우르는 24,00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고대 유물부터 현대 미술까지 폭넓은 컬렉션을 자랑한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강연, 콘서트, 연극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지역사회의 중심이기도 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둔 공간이다.
미술관 관람 후에는 인근의 크로우 아시아 미술관(Crow Museum of Asian Art)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이곳 역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조용한 조각정원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다. 아시아 문화와 예술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이 미술관은, 전시와 교육을 통해 동서양의 문화를 잇는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 달라스식 소울푸드, 버바스 컨트리 쿠킹
북쪽으로 이동하면 배가 다시 출출해질 시간이다. 달라스의 명물 중 하나인 ‘버바스 컨트리 쿠킹(Bubba’s Cooks Country)’은 1920년대 주유소 건물을 개조한 음식점으로, 정통 남부식 프라이드 치킨으로 유명하다.
드라이브 스루에는 늘 긴 줄이 늘어서 있을 만큼 인기가 많다. 바삭한 닭튀김, 폭신한 이스트 롤, 크리미한 매시드 포테이토는 남부 가정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가격대비 양과 맛 모두 만족스럽다.
● 대통령 도서관에서 만나는 미국 현대사

달라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공간 중 하나가 바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서관 및 박물관이다. 제43대 대통령의 재임시기를 중심으로, 9·11 테러, 중동전쟁, 경제정책 등 현대 미국의 굵직한 사건들을 인터랙티브 전시로 풀어낸다.
이곳을 프리드먼 묘지 방문과 함께 일정에 넣으면, 달라스의 지역사와 미국의 국가사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한 도시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과 이야기가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조합이다.
‘비싸지 않아도 충분히 풍요로운’ 도시
달라스는 분명 화려한 도시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충분히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무료 미술관, 공원, 역사 유적지, 합리적인 가격의 맛집까지, 도시 곳곳에는 ‘지갑에 친절한’ 공간들이 숨어 있다.
여행은 반드시 비싸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천천히 걷고, 보고, 느끼며 도시와 대화할 때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예산이 많지 않아도, 혹은 아끼고 싶어도, 달라스는 언제든지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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