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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파티에서 ‘품격 있는 손님’ 되는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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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모임시즌, 호스트를 돕는 법과 떠날 때의 품격 있는 매너
연말이면 크고 작은 파티와 모임이 이어진다. 그러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가장 긴장되는 공간이 있다면 바로 ‘주방’이다. 초대한 이의 주방은 그야말로 신성한 공간이다. 표면적으로는 여유롭고 세련돼 보이는 호스트도, 사실은 그 안에서 음식과 손님을 동시에 챙기느라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이때 손님으로서 조금만 더 배려와 감각을 발휘한다면, 당신은 정말 센스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부지역의 전통적인 사교예절을 토대로, 호스트를 돕는 법부터 자연스럽게 파티를 마무리하는 법까지 정리했다.
♣ 초대받지 않았다면 주방에 들어가지 말 것
호스트의 주방은 전쟁터다. 도착하자마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것은 괜찮지만, 그 대답이 “괜찮아요, 그냥 즐기세요”라면 정말로 그대로 두어야 한다.
“얼음을 채워드릴까요”, “햄 썰기 도와드릴까요”처럼 구체적인 제안은 도움이 되지만, 상대가 정중히 거절한다면 더 이상 고집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호스트는 이미 자신만의 ‘작전동선’을 짜 두었기 때문에, 예고 없이 누군가 들어오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 주방에서의 ‘참견’은 금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주방 카운터에 걸터앉아 포도주를 마시며 “같이 있어주려고” 하는 행동은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손님이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호스트는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낄 수 있다.
운 좋게 호스트가 당신에게 특정한 일을 맡겼다면, 이제는 지시를 따를 시간이다. “밀가루를 조금 더 넣으면 반죽이 걸쭉해질 텐데” 같은 조언은 아무리 요리경험이 많아도 삼가는 것이 좋다.
그 집의 주방에서는 그 집의 규칙이 통한다. 요리법에 대한 의견은 요청받았을 때만 말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묵묵히 도우면 된다.
♣ 복잡한 음식은 가져오지 말자
호스트에게 “이건 내가 가져갈게”라고 말할 때도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조립식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파이 위에 크림을 짜야 하거나, 믹서를 써야 하는 요리라면 주방의 동선을 망칠 가능성이 크다.
호스트의 준비는 정교한 무용과도 같다. 한 사람이 타이밍을 놓치면 전체 흐름이 무너진다. 이미 준비된 재료를 데워 올리거나 간단히 플레이팅만 하는 수준이 적당하다.
♣ 주방은 ‘왔던 것보다 깨끗하게’
도움을 마쳤다면 그 자리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 사용한 도구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재료는 제자리에 넣는다. 특히 식기정리에 관해서는 반드시 호스트에게 “이건 어디 두면 될까요”라고 물어보자. 사람마다 선호하는 정리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리대는 반드시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예의 차원을 넘어, 파티 후 정리시간을 단축해 호스트에게 큰 도움이 된다.
♣ 두 번 묻게 하지 말 것
“괜찮아요, 저 혼자 할게요”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도움을 거절당했다고 기분 나빠할 필요도, “그래도 이건 제가 할게요”라며 재차 제안할 이유도 없다. 한 번의 말로 의사를 표현했다면,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진짜 예의다. 그럴 때는 정말로 ‘즐기러 온 손님’의 역할로 돌아가면 된다.
♣ 호스트의 서랍을 뒤지지 말 것
행사 도중 휴지나 쓰레기 봉투가 필요해 보이더라도, 스스로 찾아 나서는 것은 실례다. 파티를 앞두고 호스트가 서둘러 정리해 넣은 물건들이 있을 수 있고, 그 공간은 개인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조용히 “어디에 있나요”라고 묻는 것으로 충분하다. 대부분의 호스트는 손님이 자신의 수납장을 뒤지는 모습을 가장 불편해 한다.
♣ 떠날 때는 반드시 ‘감사의 인사’를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아무리 대화 중이라도, 떠나기 전에는 반드시 호스트에게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
대화 중이라면 잠시 틈을 기다려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자. 다만, 그 자리를 빙빙 돌며 타이밍을 엿보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멀리서 분위기를 살피다 잠깐의 공백이 생겼을 때 다가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단, 결혼식은 예외다. 신랑·신부가 식사나 춤을 즐기는 중이라면 굳이 직접 작별인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가족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면 충분하다.
♣ 너무 일찍 떠나는 것도 무례
파티는 ‘참석’보다 ‘머무는 시간’이 중요하다. 초대받은 이상, 그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
만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드롭 인(Drop-In)’ 형식의 행사라면 30~45분 정도 머무는 것이 적당하다. 하지만 초대장에 시작과 종료시간이 명시되어 있다면, 전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예의다.
특히 주요 순서가 예정된 행사에서는 케이크 커팅 같은 핵심순간까지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직후 곧바로 떠나는 것은 상대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 자연스러운 ‘이별의 기술’
이야기 중에도 작별의 순간은 온다. 대화가 길어졌다고 해서 눈을 굴리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건 무례하다. 대화의 흐름이 잦아들 때 “정말 반가웠어요, 이제 호스트에게 인사드리고 올게요”처럼 부드럽게 말을 건네면 된다.
만약 상대가 말을 멈출 기미가 없을 때는 “죄송하지만, 아이 맡긴 시간이 다 돼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정말 즐거웠어요”처럼 명확하면서도 정중한 마무리 인사가 필요하다.
또한 너무 오래 한 사람만 붙잡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특히 주최자나 다른 손님이 있을 때는 대화의 주도권을 독점하지 않도록 유의하자. “이야기 즐거웠어요, 다른 분들도 만나보세요”라는 한마디는 상대에게도 편안한 ‘퇴로’를 열어준다.
♣ ‘좋은 손님’은 분위기를 완성한다
모임의 성공은 화려한 테이블 세팅이나 음식의 완성도가 아니라, 함께 한 사람들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호스트가 안심하고 손님이 기분 좋은 자리, 그 균형을 만드는 것은 결국 작은 배려와 눈치다.
조용히 도와주고, 깨끗이 정리하고, 예쁘게 인사하는 그 작은 차이가 당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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