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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오클라호마 259번 길의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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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5-11-2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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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텍사스의 가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따스한 가을의 속삭임이 서서히 지나가는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날마다 대지의 푸르름을 그렇게 오래 간직하고픈지 계절의 순리를 거부하던 텍사스의 10월의 날씨는 이제 구름 한 점이 부담스러울 만큼 깨끗한 11월 중순의 도도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출근을 위해 분주한 하이웨이를 피해 로컬을 운전하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숲의 행렬 속에서 가을의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을의 도도함 속에 여러분에게 멋진 단풍의 추억을 간직하게 할 도로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30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운전을 하다가 출구 178번에서 나가면 남북을 길게 가로지르는 259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레드리버(Red River)를 만남과 동시에 오클라호마 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가게 되면 텍사스에서는 볼 수 없는 깊은 숲들과 이를 떠받들고 있는 높은 산들, 그리고 산 등선을 따라 오색찬란하게 물들어 있는 11월의 가을 흔적들, 곳곳을 가로지르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계곡들과 가을의 흔적들이 우리를 흥분시킬 것입니다.


25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운전하면 레드 리버(Red River)를 따라 넓은 평야지대가 형성이 되고 이를 사이에 두고 30분 정도 더 운전을 하면 브로큰 보우(Broken Bow)라는 조그만 소도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오클라호마의 동쪽 지방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숲 지대인 오치타 내셔널 포레스트(Ouachita National Forest)시작이 됩니다. 거대한 소나무 숲과 그 사이를 채워주는 활엽수 나무들,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듯 곳곳에 화려한 옷들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브로큰 보우 시를 지나서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비버 밴드 스테이트 리조트 파크(Beavers Bend State Resort Park)가 있고 이곳 안으로 들어가면 숲 사이 사이에 캐빈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고 브로큰 보우 호수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따라 10월의 마지막을 진한 색깔로 강줄기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비버 밴드를 지나 북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면 거대한 산악지형이 나오게 되는데 가을의 풍성함은 이곳에서 클라이막스를 이루게 됩니다. 어느 색깔 하나 우리로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신의 작품이 우리의 닫힌 마음을 저 멀리 흐르는 이름없는 강물에 흘러 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하나였는데 이곳에는 왜 두 개가 되어버렸나 싶더니 이는 나의 마음이 신의 능력의 위대함에 잠시 우리의 생각들을 접어버려서 그런가 봅니다. 


비버 밴드 리조트를 떠나 1시간 정도 북쪽으로 운전을 하면 미국의 중 남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1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는 오클라호마 주에서 시작이 되어 알칸소 주의 메나(Mena)시까지 연결되는 이 도로는 2000피트이상의 고도 위에서 경사와 굴곡이 심한 도로 약 50마일 거리를 드라이브하게 되는데 곳곳에 광활한 산 아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캠프장, 그리고 등산코스들이 곳곳에 즐비합니다. 특히 죠우니 비스타(Shawnee Vista) 전망대에서 숲 속을 거닐며 느낄 수 있는 가을의 깊이란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계절,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치장하며, 만산홍엽, 붉디 붉은 가을 산을 가슴속 깊이 심을 수 있으며, 층층 봉우리마다 돌연한 유혹처럼 불타는 단풍, 고운 단풍잎에 비끼는 가을 햇살을 눈부시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단풍이 한참 무르익은 산에는 흔들리는 나무아래 고요히 내려앉은 가을의 흔적들로 인해 달라스에선 경험할 수 없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을 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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