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캐년랜드에서 최고의 일출을 만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KTN
여행 댓글 0건 조회 2,551회 작성일 24-04-20 11:04

본문

오종찬 ·작곡가 ·KCCD 원장
오종찬 ·작곡가 ·KCCD 원장

유타주에 있는 아치의 작은 도시 모압(Moab)지방의 봄날씨는 달라스와는 다르게 제법 춥습니다. 초여름의 문턱을 얼마 남기지 않았는데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여러 벌 끼어 입은 옷가지는 마치 한 겨울인 듯 저절로 호호거리는 입김 속에 슬며시 녹아 들어 갑니다. 어제 하루 종일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을 트래킹 했더니 온몸을 휘감고 올라오는 피곤함이 이른 새벽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최고의 일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치 겨우내내 입었던 내복을 벗어 던지는 것처럼 홀가분해 집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최고의 일출을 자랑한다는 캐년랜드 국립공원(Canyonland National Park)에 있는 메사 아치(Mesa Arch)에 가는 날입니다. 캐년랜드는 숙소가 있는 모압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고 또한 메사 아치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있어서 적어도 새벽 5시에는 출발을 해야 6시20분 정도에 시작하는 일출을 볼 수가 있습니다. 워낙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어서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을 하면 중요한 뷰 포인트를 놓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전날부터 캠핑카를 세워놓고 카메라 삼각대를 설치하여 새벽부터 좋은 자리를 전부 차지하고 있거든요.

어제까지 내렸던 비가 말끔히 개이고 촘촘히 빛을 발하는 이름 모를 별들의 무리를 바라보며 행여나 늦을까 조이는 마음을 바로 세우고 수많은 절벽과 아치에 잠들어 있는 모압을 깨우며 캐년랜드로 향했습니다. 산 속의 드문 드문 비치는 불빛은 하늘의 별빛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 인공의 아름다운 만남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얼마 전에 산 정상에 내린 눈은 모압의 청명한 달빛을 받아 환한 우리의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19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0마일 정도 운전을 하면 캐년랜드 국립공원 사인과 함께 313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313번 도로를 따라 15마일 정도 남서쪽으로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공원 사인과 함께 Grand View Point Road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캐년랜드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아직은 이른 새벽이라 저 멀리 와스 마운틴(Mt Waas) 정상에 쌓인 눈빛에 하얗게 비친 여명의 빛이 황홀한 일출 시간이 다가옴을 알려줍니다. 군데 군데 낀 구름이 어쩌면 여명의 빛을 더욱 진하게 하여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진 일출을 만들어 낼지 모릅니다. 벌써 캐년랜드 일출 포인트 곳곳에 수많은 포토그래퍼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빛의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여러 개의 카메라를 설치하여 연신 자동으로 돌아가는 셔터소리는 자연의 정적만이 머물러 있는 이곳의 새벽녘을 깨우고 있습니다.

캐년랜드에는 메사 아치(Mesa Arch),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비지터 센터(Island in the Sky Visitor Center), 그랜드 뷰 포인트(Grand View Point), 그리고 그랜드 뷰 포인트 오버룩(Grand View Point Overlook) 등 미국 최고의 일출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들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메사 아치에서 바라보는 일출입니다. 오랜 세월 물과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깊은 협곡을 비롯하여 붉은 사암이 깎여 만들어진 아치(Arch), 그리고 기둥 모양의 기암이 산재해 있는 캐년랜드에서 수많은 협곡과 뷰트(Butte)라고 불리는 크고 작은 바위산과 스페인어로 메사(Mesa)라 불리는 테이블 모양의 바위가 있는 곳입니다. 

공원 입구에 위치한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비지터 센터에서 남쪽으로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메사 아치 사인과 함께 자동차 주차장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20분 정도 메사 아치 트레일 코스를 따라가면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 장소 중의 하나인 메사 아치 포인트에 이르게 됩니다. 지평선을 넘어선 태양이 주는 부드러운 빛이 장관을 이루며, 붉은 아치에 환상적인 빛의 굴곡을 만들 때면 메사 아치가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캐년랜드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영혼의 빛을 바라보고 자기 한계를 초월해 기쁨을 누리는 것처럼, 아치에 비친 여명의 화려한 조명은 갈증을 견디지 못해 인생의 물을 마시게 해줍니다. 자신만의 약한 부분에 빛이 되어 어둠에 밀려 번민했던 삶에 한 줄기 희망이 됩니다. 영화 속의 이야기이지만 이곳에서 촬영된 ‘델마와 루이스’의 차를 타고 절벽으로 돌진하는 장면 속에서 어쩌면 그들이 마지막 순간에 이 빛을 보았다면 영화는 해피앤딩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항상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눈이 수북이 쌓여 있지도 않고, 화려한 고급 쇼핑몰이 가득한 거리도 아니지만,언제나 내 마음속에서 가장 따뜻하게 빛나는 고향과 같은 곳이 있습니다. 20여년동안 매년 찾아가서 힘든 이민생활의 애환을 노트에 남기며 수많은 사람들과 이름모를 시선을…
    여행 2025-12-12 
    딜러에서 자동차를 구입하면 자동차 보험 증서 제시를 요청받는다.따라서 새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은 대부분 개인용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게 된다.그렇다면 비즈니스용 자동차를 구입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개인용 자동차 보험으로 상업용 자동차 사고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부동산 2025-12-12 
    2025년은 트럼프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관세나 이민법등 다른분야도 크게 달라졌고 미국 세법또한 크게 변곡점을 맞는 시기다. 2025년 말로 TCJA(2017 수정세법)의 상당수 조항이 일몰(sunset)될 예정이었지만 의회가 2025년에 새로운 세법 패키지 OBBBA를 …
    회계 2025-12-12 
    에밀리홍 원장결과가 말해주는 명문대 입시 전문버클리아카데미 원장www.Berkeley2Academy.com문의 :[email protected]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단순히 높은 내신이나 시험 점수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 대학들은 뛰어난 성적을 …
    교육 2025-12-12 
    크리스틴손,의료인 양성 직업학교,DMSCare Training Center 원장(www.dmscaretraining.com/ 469-605-6035)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한해동안 DMS Care Training Center에서 공부하신 많은 학생들의 여정이…
    리빙 2025-12-12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야기>를 얼마전 네플렉스에서 본 적이 있다. 제목부터 심상찮은 이 드라마는 김부장이라는 대한민국중년 남성의 성공 키워드를 서울 자가 아파트…
    문학 2025-12-12 
    11월이 지나면서 제법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작년 보다 따스한 날씨가 계속 되어서 그런지 텍사스의 단풍은 아직도 찬란한 그 빛을 세상에 내어놓지 못한 듯 합니다. 그렇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듯 잠시 잠시 오색 찬란한 가을의 향기를 우리에게 비…
    여행 2025-12-06 
    REALTOR® | Licensed in Texas -Century 21 Judge Fite #0713470Home Loan Mortgage Specialist - Still Waters Lending #2426734 Senior Structur…
    부동산 2025-12-06 
    세월이 흐르면 시간은 더 빠르게 달아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을 기다리던 그 세 달은 학창시절 수학여행 전날처럼 더디고 길었다. 달력을 넘길 때마다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설렘 한 겹이 벗겨져 나가는 듯했고, 비행기표를 예약하던 날의 두근거림은 오래…
    문학 2025-12-06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26년에 예정된 2,00…
    회계 2025-12-06 
    북극이 찬 기단이 북미로 내려오면서 달라스는 예전의 시간을 되찾은 듯 연일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온기를 서로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비록 우리의 온기를 다 줄 수는 없지만 세상에 소외된 사람들과 마음을 같이하…
    여행 2025-11-29 
    조나단김(Johnathan Kim)-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숫자가 바뀌자, 오래된 질문들이 풀리기 시작했다하버드대가 발표한 2029학번 신입생 구성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아시아계 학생 비율의 급증이다.…
    교육 2025-11-29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불이익 자동차 충돌 사고의 경우,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첫째, 상대방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상대방 보험에서 자동차의 피해를 깨끗하게 수리…
    리빙 2025-11-29 
    서윤교CPA미국공인회계사 / 텍사스주 공인 / 한인 비즈니스 및 해외소득 전문 세무컨설팅이메일:[email protected]최근 미국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화를 알리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성…
    회계 2025-11-29 
    교수님과 안국동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로 옆이 흥선대원군이 살았던 운현궁인데, 규모가 작으니 둘러보고 가라고 권해주셨다. 서울에 있는 궁궐은 다 가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운현궁이 빠져있었다. 한국에 살 때 그 앞을 수없이 지나갔음에도 비껴갔던 거다. 그제야 김동인의 『운…
    문학 2025-11-29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