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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마당에 떨어진 이웃집 낙엽, 누가 치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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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리빙 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5-10-18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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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면 찾아오는 계절의 고민 ... ‘낙엽분쟁’의 예절과 법적 책임


가을의 정취는 낙엽에서 시작된다. 붉게 물든 단풍이 바람에 흩날리면 잠시 멈춰 서서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그 낭만은 곧 ‘청소’라는 현실로 돌아온다. 특히 내 집 마당에 떨어진 낙엽이 이웃집 나무에서 날아온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그 나무는 우리 집 게 아닌데, 왜 내가 치워야 하지”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대답은 “당신의 책임”이다.


♠ 내 땅에 떨어진 낙엽은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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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어느 집의 나무에서 떨어졌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 떨어졌느냐’다.


텍사스 주와 조지아 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자연물(Natural Product)’  즉, 낙엽, 도토리, 씨앗, 가지 등은 바람이나 중력 등 자연적인 요인으로 떨어진 것이므로, 그것이 어디에 쌓이든 해당 부지 소유주의 관리 책임으로 본다.


따라서 이웃집 나무에서 날아온 낙엽이라도 내 마당에 떨어졌다면 그 청소 의무는 나에게 있다. 단, 이웃이 고의로 방치한 병든 나무나 썩은 가지가 떨어져 피해를 줬을 경우는 예외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포토콜 스쿨 오브 텍사스(The Protocol School of Texas)’의 설립자이자 매너 전문가 다이앤 고츠먼(Diane Gottsman)은 “누구도 바람의 방향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울타리 안을 책임지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 낙엽을 이웃집으로 되돌려 보내면?


청소가 버거워질수록 사람들은 유혹을 받는다. 남의 집 낙엽이니 다시 울타리 너머로 던져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 행동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불법이거나 비매너로 간주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예외적으로 허용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 조례나 HOA 규정은 이를 금지한다.


고츠먼은 “낙엽을 도로로 불어넣거나 이웃 땅으로 돌려보내는 건 단순히 무례한 게 아니라,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 위 낙엽은 차량 미끄러짐이나 배수구 막힘, 우편이나 배달차량의 통행방해 등 안전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웃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호박빵 한 조각이 낙엽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말한다. 즉, 불평 대신 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고츠먼은 “이웃에게 직접 찾아가 최근 낙엽이 많이 쌓여 힘들다고 솔직히 말해보라”며 “함께 치우거나 분담할 방법을 찾는 과정이 관계를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 골칫거리에서 자원으로 변환


이웃이 비협조적이라면 혼자 감당해야 하지만, 낙엽을 무조건 ‘귀찮은 일’로 볼 필요는 없다. 사실 낙엽은 자연이 주는 훌륭한 자원이다.


낙엽을 모아 퇴비통에 넣으면 시간이 지나 유기질 비료로 변하며, 이는 상점에서 비싼 값에 파는 비료 못지않게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 


또 화단이나 나무 밑동에 낙엽을 덮어주면 흙의 수분이 유지되고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 낙엽을 잘게 잘라 잔디 위에 뿌리면 천연비료 역할을 하며, 땅속 미생물이 활성화되어 잔디가 더 건강하게 자란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낙엽이 너무 두껍게 쌓이면 잔디가 숨을 쉬지 못하고 썩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얇게 펴야 한다.

전문가들은 “조금의 수고만 더하면 이웃집 낙엽도 환경에 유익한 자원으로 변신할 수 있다”며 “낙엽을 귀찮은 쓰레기가 아닌 ‘가을이 남긴 선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낙엽이 넘어오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완벽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울타리나 방풍펜스를 설치하면 어느 정도 낙엽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웃집 나무가지가 내 땅으로 넘어와 있다면 경계선까지 가지치기를 할 권리가 있다. 


다만, 나무를 훼손하거나 죽게 하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이웃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좋다. 고츠먼은 “서로 예의 있게 대화하고, 가지를 자르기 전에는 반드시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이웃 매너”라고 강조했다.


♠ 도로로 낙엽 쓸어내면 교통법 위반


가을 청소의 또 다른 논란은 ‘길거리 낙엽’이다. 많은 주민이 낙엽을 치우다 귀찮아지면 도로 쪽으로 쓸어내는데, 이는 보기 흉할 뿐 아니라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다.


고츠먼은 “시 조례나 HOA 규정 대부분이 도로에 낙엽, 잔디, 가지 등 마당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미관 문제가 아니라 배수, 교통,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도로 배수구가 낙엽으로 막히면 폭우 시 침수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젖은 낙엽은 미끄럼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낙엽은 반드시 지자체 지정 수거일에 맞춰 퇴비용 봉투나 전용 수거함에 담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이웃이 낙엽을 전혀 치우지 않는다면? 문제를 호소하기 전에 한 번쯤 상대의 사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츠먼은 “이웃이 고령이거나 건강 문제로 청소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럴 때는 불만 대신 도움을 제안하는 것이 진정한 매너”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낙엽을 치우면서 옆집 마당도 함께 정리해주는 작은 행동이 관계를 훨씬 좋게 만든다”며 “여러 이웃이 힘을 합쳐 낙엽돕기 봉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낙엽문제는 법보다 관계의 문제다. 법은 “내 땅의 낙엽은 내가 책임진다”고 말하지만, 이웃 간의 평화는 “함께 조금씩 양보한다”고 말한다.


낙엽을 둘러싼 갈등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한쪽은 “귀찮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면 그 사이의 오해는 금세 풀린다.


올 가을, 마당을 가득 덮은 낙엽을 치우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 이웃과 나 사이의 울타리 위로 넘나드는 것은 단지 낙엽 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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