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특별기고]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후 1년, 그 결과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리빙 댓글 0건 작성일 24-11-22 15:38

본문

조나단 김(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



작년 연방대법원이 대학 입학에서 학생의 '인종'(race)을 한 요소로 고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는 하버드대학교와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인종을 기준으로 한 입학 관행을 위헌으로 판결하고, 전국적으로 해당 관행을 종식시켰다. 수십 년의 관례를 뒤집은 이 판결은 고등교육에서 다양성 추구 방식에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1년이 지난 지금,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는 첫 번째 입시 결과가 드러나며 교육에서 진정한 ‘공평’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원래 소외 계층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었지만, 초기부터 찬반 논란을 불러왔다. 예컨대 지원자의 자격이 동일하다면 어퍼머티브 액션은 백인보다 흑인 학생이 우선 입학 기회를 얻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종종 특정 인구 집단, 특히 입학 기준이 높아진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2009년 프린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학생들은 사립대 입학을 위해 백인보다 SAT 점수가 140점, 흑인보다 450점 높아야 했다. 하버드대 입학 관행에 대한 조사에서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뛰어난 학업 성적에도 불구하고 낮은 개인 평가를 받는 경향이 드러나며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대법원의 판결 후 대학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의 부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시험대에 섰다. 2024년도에 입학한 신입생의 데이터는 엇갈린 그림을 그린다. 2024년도 신입생 데이터를 보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는 흑인 및 히스패닉 학생 비율이 15%포인트 감소한 반면, 아시아계 학생 비율은 7%포인트 증가해 신입생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어퍼머티브 액션의 비판자들은 이를 두고 그동안 자격이 충분한 아시아계 학생들이 부당하게 입학을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은 어퍼머티브 액션 없이도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예일대는 흑인 학생 비율에 변화가 없고 히스패닉 학생 비율은 소폭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듀크대는 저소득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종 중립적 재정 지원과 모집 프로그램을 통해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등록을 늘렸다. 이러한 사례는 경제적 계층 기반의 신중한 전략이 인종을 고려하지 않고도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 사회경제적 다양성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욱 공평한 렌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달라스 남부의 저소득층 한국 학생은 부유한 하이랜드 파크의 흑인 학생보다 훨씬 더 큰 어려움과 제한된 자원에 직면한다. 사회경제적 요인을 우선시하는 정책은 인종과 관계없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되도록 보장한다. 경제적 배경을 중시함으로써 대학은 공정성을 고수하면서도 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다.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는 또한 기존 정책이 오히려 소수 집단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었다는 문제를 되짚게 한다. 과거에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성취는 순수한 실력인지 아니면 인종적 선호의 결과인지 의심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인식은 그들의 노력과 성공에 불필요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제 어퍼머티브 액션이 사라진 상황에서 학생들은 특혜의 낙인 없이 그들의 성취를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계 및 더 넓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이 판결은 힘겹게 얻어낸 승리를 의미한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유산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민자 가정이 자녀의 학업을 위해 치른 희생이 마침내 인정받게 됐다. 하버드의 개인 평가 시스템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들을 지속적으로 가장 낮은 순위로 평가하며, 우리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투쟁을 가치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단순한 차별을 넘어 우리의 인간성과 노력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였다. 다양성을 증진한다고 주장하면서 어떻게 감히 우리의 경험을 고정관념으로 축소할 수 있는가?


어퍼머티브 액션 이후, 대학들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애머스트 대학과 같은 일부 대학에서는 흑인 학생 비율이 8% 포인트, 히스패닉 학생 등록률이 4% 포인트 감소한 반면, 버지니아 대학의 등록률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듀크대의 성공은 계층 기반 접근법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 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입학 기준에서 인종을 더 중시했음을 시사하며, 이제 각 대학은 더 공정한 관행을 채택할 기회를 얻게 됐다.


미래의 대학은 인종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으로 다양성을 증진해야 한다. 타깃 재정 지원, 서비스 부족 지역에서의 모집 확대, 지역 사회와의 파트너십은 포용적 학생 집단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인종에 따른 차별 없이 불우한 배경의 학생을 위한 경쟁 환경을 평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어퍼머티브 액션 이후의 첫 입시 결과는 교육에서 다양성이 여전히 실현 가능함을 증명했다. 일부는 입학에서 인종을 고려하지 않으면 소외 계층의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실제 결과는 그보다 복잡했다. 분명한 것은 다양성이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는 점이며, 이를 위해 대학들이 혁신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갈 길은 공정성과 형평성, 그리고 학생들의 고유한 이야기와 성과에 대한 존중이어야 한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학 입학 방식을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능력 기반의 승리를 축하하고 학생들의 잠재력과 성과를 존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워준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대학들이 이러한 가치를 반영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관행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사라졌을지라도. 다양성과 포용성 추구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남아 있다. 이제 모든 사람을 위한 공정한 기회의 원칙을 진정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를 실현해 나갈 때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와 생…
    문학 2024-12-13 
    LLC 또는 Corporation 등 법인체로 회사운영을 하는 분들 중에 이미 많은 분들이 실질적 소유주 보고를 마쳤을 것이다. 보고기한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12월 31일까지 이기 때문이다.미연방의회는 2021년 ‘Corporate Transparency Act’라…
    회계 2024-12-13 
    먼저 성탄절을 맞아 2024 년 한해동안 제 칼럼을 사랑해 주신 모든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2025년 새해에도 각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 하시길 기도합니다.미국 겨울 방학은 워낙 짧다보니 가족 여행, 연말모임, 각종 행사 등등 때문에 자칫하면 흐지부…
    교육 2024-12-13 
    미국에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축복 가운데 하나는 광대한 대륙을 쉼 없이 운전하여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을 운전하다가 사막을 만나면 인생의 중간을 점검하게 되고 다시 핸들을 잡으면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여행 2024-12-13 
    여행자 보험지난 3년여 펜데믹 사태로 인해서 국내외 여행이 극도로 자제되어 오다가 이제 점차 정상화되고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말하는 여행에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소극적 의미로는 일상 생활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기분을…
    리빙 2024-12-13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여러분은 혹시 케이준이라는 뜻을 알고 계신가요? 식당을 가면 종종 볼수 있지만 어렴풋이 느낌으로만 알고 있는 이 단어와 그와 관련된 음식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원래 케이준은 음식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루이지애나 근방에 사는 프랑스계 미국인…
    리빙 2024-12-13 
    가을날 알칸소 (Arkansas)의 오치타 국립포레스트 (Ouachita National Forest)의 아름다운 가을 산의 경관을 정신없이 눈에 쏟아 담으며 이리 저리 구부러진 길을 따라 조심스레 운전을 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숲과 나무들이 울창한 도로를 돌고 돌아…
    여행 2024-12-06 
    대부분의 중년들에게 은퇴는 두려움이다. 가능한 오랫동안 은퇴하지 않고 일하기를 원한다. 일이 인생의 활력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돈이 원인이다. 일하지 않고 먹고 살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다. 나이가 들어서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신체적으로 힘든데…
    부동산 2024-12-06 
    이스탄불의 성지…..5월에 얼떨결에 예약한 성지순례날이 다가왔다. 시월 말인데도 텍사스 날씨는 여전히 더워, 미리 검색한 튀르키예의 날씨가 피부로 와 닿지 않았다. 섭씨 20도라니, 선선한 가을날씨 일 것이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론 추울 것 같아 패딩조끼와 쟈켓을 하나…
    문학 2024-12-06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바다건너 고국에서는 대통령이 종북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
    회계 2024-12-06 
    Hmart이주용차장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오늘은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가볍게 이야기 나눌수 있는 숙취 해소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과음한 다음날 숙취를 느낍니다. 숙취라는 것은 술을 마신 후 느끼는 특이한 불쾌감, 두통 …
    리빙 2024-11-29 
    임대거주자 보험통계적으로 보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50%정도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50%정도는 개인 주택이나 아파트를 임대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거의가 주택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반면 임대거주자들의 경우는 20% 정도…
    리빙 2024-11-29 
    오후에 진한 구름 사이로 햇빛이 잠시 보이더니 저녁을 먹고 난 후 밤새 가을비가 내립니다. 버팔로 내셔널 리버(Buffalo National River) 강가를 끼고 조그만 언덕 위에 설치한 텐트를 밤새 두드리는 가을비 소리는 마음이 가라앉는 소리입니다. 그리 크지도 …
    여행 2024-11-2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몇 달 뒤 백악관으로 입성하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와 대출기관에 어떤 의미를 가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을 낙관하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 거래가 살아날 거란 기대 때문이…
    부동산 2024-11-29 
    벌써 미국의 추수 감사절이다. 이제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은 것 같다.연말연시 준비로 우리 모두 바쁘고 들뜬 지금 한국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연애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중년의 키 크고 잘생긴 현역 남자배우가 16세 연하의 유명 모델이 얼마 전 출산한 아이…
    회계 2024-11-29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