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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Jaap Van Zweden과 함께 쇼스타코비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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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1,352회 작성일 25-05-1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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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소중한 유타(Utah)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달라스로 돌아오니 텍사스 5월의 날씨라고 하기엔 아직도 쌀쌀한 텍사스의 이상 기후가 메마른 땅을 흠뻑 적시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유타주의 주도인 솔트 레익 시티(Salt Lake City)에 있는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Mormon Tabernacle Choir)의 리허설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소중한 음악을 여행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음악이란 인간의 삶의 가장 깊은 곳까지 터치할 수 있는 마력을 지녔나 봅니다. 종교를 떠나 음악을 그리 알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않던 동료의 가슴을 울렸으니 말입니다. 명지휘자 ‘유진 노르만디’가 가장 사랑했던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의 화음에 종교를 떠나서 잠시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화음을 가진 합창단을 가진 솔트 레익 시티가 부러울 뿐입니다.


세상의 많은 모임들 가운데 완벽한 리더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일 것입니다.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만나는 지휘자의 역량이란 세상의 어느 단체의 리더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치 테버내클 합창단이 1853년부터 지금까지 일괄적인 소리로 그 하모니를 유지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솔트 레잌 시티엔 몰몬 태버내클 합창단이 있지만 달라스엔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달라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을 최고의 수준으로 이끌어 놓은 명 지휘자 ‘얍 판 츠베덴 (Jaap Van Zweden)’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2008년부터 10년동안 지휘봉을 잡으면서 달라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이끌어 내었습니다. ‘얍 판 츠베덴’의 지휘는 매회마다 연주 티켓이 매진을 할 정도로 수많은 음악애호가를 열광시키고 시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아쉬웠던 것은 2018년 시즌부터 얍 판 츠베덴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빼앗기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알렌 길벗(Alan Gilbert)’ 후임으로 ‘얍 판 츠베덴’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는 뉴욕필을 거쳐 지금은 한국에서 정명훈 지휘자의 바톤을 이어받아 서울 시향을 지휘하고 있습니다.이렇게 대단한 마에스트로를 옆에 두고 있을 동안 나의 시선이 먼 곳만을 바라봤던 무지가 아쉬울 뿐입니다. 

 

오랜만에 달라스에서 ‘얍 판 츠베덴’의 지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매회 연주 때마다 심사숙고하여 레파토리를 결정을 하는데 평범치 않은 곡을 도전적으로 선택하여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기도 하는 지휘자였던 그였기에 이번 5월1일 목요일부터 3일 토요일 까지 저녁7시30분에 Meyerson Symphony Center를 화려하게 장식할 레퍼토리는 러시아의 대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31세 때인 1937년에 완성한 작품인 교향곡5번입니다.


러시아 혁명 20주기에 초연된 이 작품은 어둡고 음울한 1악장을 시작으로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는 듯한 격정적인 4악장에 이르는 구성으로 초연 당시 빛나는 승리의 쟁취, 투쟁 등의 내용을 음률로 담은 작품으로 쇼스타코비치가 그의 교향곡 15곡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며, 가장 많이 연주되는 레퍼토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마지막 4악장 속에는 화려한 테크닉과 함께 선동적이며 러시아의 혁명적인 느낌이 강하게 선율에 표현되기에 ‘혁명’이라는 부제가 붙은 곡입니다. 순박한 모짜르트나 베토벤의 기교가 아닌 현대적인 테크닉이 들어있는 테크노 음악과는 같은 20세기의 마지막 교향곡 같은 느낌 말입니다. 누구나 고전음악이라 표현하지만 그 틀을 벗어버린 쇼스타코비치만의 천재적인 기교의 교향곡 5번 속에 녹아 있는 것입니다.


교향곡 시대의 마지막 거장 ‘쇼스타코비치 5번 교향곡’의 난해한 연주지만 지난 10년간 달라스 심포니와 같이 했던 마에스트로 ‘얍 판 츠베덴’의 멋진 곡 해석과 그를 기억하며 찾은 많은 팬들, 어느때 보다 한가로웠던 목요일 저녁에 만석인 심포니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우렁찬 기립박수는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거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흘린 그림자를 길게 껴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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