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록키산 국립공원의 청정수 '베어 레익크'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1,447회 작성일 24-09-20 09:20

본문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구름이 로키산 허리를 금세 휘어 감싸더니 새하얀 빙설에 비쳐 눈이 시리도록 맑던 하늘이 금새 긴 꼬리를 내린 채 하염없는 계절의 푸념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로키산을 여행하려면 등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용 차량을 이용해야 합니다. 호수가 많이 몰려 있는 베어 레이크(Bear Lake)쪽으로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주말에는 자동차 주차가 힘들어서 무료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을 하는데 오늘은 잔뜩 찌푸린 날씨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로키산 국립공원의 동편 36번 도로를 따라 비버 미도우 엔트런스 (Beaver Meadows Entrance)를 통과하고 10여분 드라이브하면 왼쪽으로 베어 레이크 로드(Bear Lake Road), 즉7번 도로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30분 정도 동쪽으로 드라이브를 하면 길의 종점인 베어 레이크에 도착하게 됩니다. 길은 완만하지만 굴곡이 심하고 곳곳에 캠핑장소들이 산재해 있으며 멀리 해발 13911피트(4240미터)의 마운트 미커(Mount Meeker)를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하는 것은 마치 주라기 공원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곳은 중생대에 융기한 대지가 침식을 받은 후 제3기 중엽에 다시 융기하여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하는데 수많은 빙하, 계곡, 삼림, 호수가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늘의 운무가 산중에 수를 놓고 그러한 넓은 산에는 응당 물가도 많은 법, 호수가 참 많기도 합니다. 너무나 잘 정비된 등산로에 너무나 깨끗한 공기와 산 내음을 마시며 이 호수, 저 호수 다니면서 가끔씩 내뿌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로키의 산중을 헤매고 있는 모습은 참 정답기만 합니다. 호수의 물은 차디찰 정도로 맑고 청명합니다. 호수 주변에는 저산지대와 아고산(亞高山•subalpine)지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아스펜 나무와 높이가 20m나 되는 로지폴 소나무(lodgepole pine tree)가 울창하게 펼쳐져 있어 호수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더하는데 발을 담근 호수의 느낌이란 산 꼭대기에 있는 눈이 녹은 물이라 아주 짜릿한데, 호수 이름들도 무척 예뻐서 베어(Bear), 님프(Nymph), 에머랄드(Emerald), 드림(Dream), 스카이 연못(Sky Pond) 등 매우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도로의 종점에서 가장 가까우며 대표적인 호수가 베어 레이크인데 아담한 저수지 형태의 담수호로 만년설이 녹아내려 이루어진 호수로 빙 둘러 여행객이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로키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해발 12713피트(3875미터)홀레트 픽(Hallett Peak)을 끼고 그 모습 그대로 캔버스 위에 옮겨 놓은 호수의 모습은 고봉을 감싸는 운무의 다양한 흐름과 더불어 마치 신선이 춤을 추는 듯한 다양한 경치의 변화가 풍부한 아름다운 곳입니다.


호수 주변에는 가벼운 하이킹 코스들이 여러 가닥 나 있어 등산과 같은 무거운 발걸음보다 가벼운 하이킹을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분주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하이킹 코스는 베어 레이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님프(Nymph) 레이크, 드림(Dream) 레이크를 지나 에메랄드(Emerald) 레이크까지 가는 코스인데 베어 레이크를 가볍게 도는 코스 또한 매우 좋을 듯합니다. 이곳에 있다 보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더불어 몸길이가 30cm인 다람쥐처럼 생긴 마모트(marmot)란 작은 동물을 바위틈에서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간간히 떨어지는 가는 비의 입 맞춤과 틈 사이 살며시 비치는 진한 태양의 실빛은 보일 듯 사라지는 하얀 빙설을 간직한 고봉의 신비로움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스위스 마테호른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감히 무식한 내가 거기다 비유할 정도로 아름다운 봉우리들 과 아름다운 호수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베어 레이크의 거울 같은 수면 위에 떠있는 봉우리들…….  숨막히는 경관들을 바라보며 내 모습조차 그 속에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은 미국에서 가장 늦게 193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좋은 기후 조건과 사시사철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은 곳이어서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
    여행 2025-09-13 
    에밀리홍 원장결과가 말해주는 명문대 입시 전문 버클리 아카데미 원장www.Berkeley2Academy.com문의 :[email protected]새 학기가 시작되며 미국 대학 입시는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Common App이 열리고 10월부터 EA/ED…
    교육 2025-09-13 
    해마다 여름의 끝자락인 8월 말, 엘에이에서 열리는 미주 문학캠프는 미주 문인들의 가장 큰 축제이다. 캘리포니아는 물론, 알라스카, 하와이, 텍사스 등 미 전지역에서 문학 활동을 하는 회원들이 모이며, 2박 3일의 캠프와 3일간의 문학여행도 포함된다. 특히 해마다 국내…
    문학 2025-09-13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LG 배터…
    회계 2025-09-13 
    크리스틴손,의료인 양성 직업학교,DMSCare Training Center 원장(www.dmscaretraining.com/ 469-605-6035)미국 의료 현장은 환자의 치료와 돌봄뿐 아니라, 그 뒤를 받쳐주는 행정과 기록 관리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제대로 기능할 수…
    리빙 2025-09-13 
    조진석DC, DACBR, RMSKProfessor, Parker UniversityDirector, Radiology Residency Program at Parker UniversityVisiting Fellowship at the Sideny Kimmel Medic…
    리빙 2025-09-06 
    해외여행과 보험달력에 표시 해 놓고 손꼽아 기다리던 가족 여행을 떠나면서 여권과 비행기표 그리고 가방을 챙기고 빠트린 것이 없는지 돌아 보면서도 많은 경우 지나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보험이다. 만약 가족 중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아프다면 여행중에 가방이라도 분실된다면 …
    리빙 2025-09-06 
    분주했던 2025년의 분기점을 지나 모두에게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며 감동을 가져다 줄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탐스런 비가 내립니다. 길고도 길었던 한해의 절반이 벌써 지나간다고 하니 뭔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설렘으로 가득합니…
    여행 2025-09-06 
    미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전기차(Electric Vehicle, 이하 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해 왔다. 이른바 EV Credit(전기차 세액공제) 제도인데 이 제도는 전기차 초기 보급을 촉진하고, 소비자…
    회계 2025-09-06 
    한국에 나와있다. 서울이 이렇게 더웠던가. 조그만 양산 그늘을 믿고 주민센터와 은행 일들을 보러 동네를 돌아다닌 날, 집에 와 거울을 보니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목덜미까지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찜질방 불한증막에서 나온 듯한 몰골이었다. 마지막에 들렀던 반찬 가게…
    문학 2025-09-06 
    SANG KIMREALTOR® | Licensed in Texas -Century 21 Judge Fite #0713470Home Loan Mortgage Specialist - Still Waters Lending #2426734 Senior …
    부동산 2025-09-06 
    축구장을 찾은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박찬호와 추신수 덕분에 야구장은 여러 차례 가보았지만, 축구장은 쉽사리 인연이 닿지 않았다. 더구나 한여름의 땡볕 아래 달라스의 경기장을 찾은 것은 내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경기는 저녁 7시 30분에 시작이었지만, 해가 아직 머…
    문학 2025-08-30 
    테네시주(Tennessee)에서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텍사스의 광활한 대지도 아니고 콜로라도의 장엄한 산새도 아니며 뉴욕처럼 인류가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인공미도 아닙니다. 단지 수수하게 그 모습을 남에게 보일 듯 말 듯하며 아기자기한 산새의 수려함을 가장 …
    여행 2025-08-30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잭슨홀 회의는 와이오밍주에 미국을 대표하는 엘로우스톤 국립…
    회계 2025-08-30 
    조나단김(Johnathan Kim)-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매년 봄,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합격자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SAT나 ACT 시험 정책 변화와 코로나 팬데믹 …
    교육 2025-08-2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