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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IRS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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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TN
회계 댓글 0건 작성일 24-05-1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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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서윤교 


보통 세금 하면 연방 소득세가 떠오르고, 그다음에는 이를 관장하는 IRS를 연상하게 된다. IRS는 Internal Revenue Service의 약자로 미 재무성인 Department of Treasury의 산하 기관이다. 앞 글자가 Internal로 명명된 것은 외국에서 수입되는 물건에 부과되는 관세와 구별하기 위해 “내국세”란 의미로 쓰인 것이다.

미국에서 연방 소득세가 처음으로 징수된 때는 남북전쟁(1863-1873) 때이고, 그 이전에는 주로 유럽 등지에서 수입되는 물건들에 부과된 관세에 국가의 재정을 의존했다. 

 연방 소득세법을 Internal Revenue Code라고 하는데, 1861년에 처음 제정된 후 계속해서 연방의회나 행정부의 발의로 거의 매년 개정되어 왔다. 이 연방 소득세법 (IRC)에 의해 소득세를 징수하고 세무 감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받은 곳이 IRS이다. 그러므로 IRS는 다른 어떤 행정 기관보다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소유하고 있는 막강한 파워에 비해 사무 처리 능력이나 일의 효율성은 거의 반비례하는 것 같다. 요즘도 IRS와 통화를 하려면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서비스는 확실히 많이 향상되었다. IRS 수장인 Danny Werfel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에만 5000명 이상의 Customer service 직원을 증원했기 때문에 지금은 대기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예전처럼 불친절하고 무성의한 IRS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일의 효율성은 아직도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똑같은 서류를 두세 번씩 보내주어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각각의 케이스에 책임지고 일을 하는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 일이 그렇듯이 일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면 담당자가 있어야 하는데 IRS는 초기부터 담당자를 정하지 않고 전화가 오는 대로 순서적으로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일 처리를 기대하기란 처음부터 무리였다.

IRS에서 오는 편지나 경고를 무시하거나 전화나 서신으로 IRS가 원하는 것을 모두 제공하고 충분한 설명을 한 경우라도 IRS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Notice of intent to Levi, Lien”과 같은 통지서를 등기우편(Certified Mail)으로 받게 된다. 이때 같이 동봉된 서식이 Request for Collection Due Process라는 것인데 이것을 작성해서 보내면 3-4주 내에 담당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온다. 이때 담당자는  IRS 직원이 아닌 Taxpayer Advocate 이란 직함을 가진 사람들인데 IRS와 납세자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우리를 돕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IRS 직원은 아니지만 IRS Commissioner(국세청장) 직속 기구이고 매년 미연방 의회에 그들의 업무를 보고하게끔 되어 있다. 이들은 올해의 업무보고에서 IRS 가 일의 처리를 너무 늦게 하거나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여 납세자들이 필요 이상의 시간과 경비를 소요했다면 IRS는 100불에서 1000불까지 사과금(apology payment)을 지불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이 일 처리를 너무 비효율적으로 하므로 납세자에게 사과의 명목으로 거꾸로 돈을 더 주어야 한다고 미연방 의회에 보고를 한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IRS가 얼마나 일 처리를 비능률적으로 하는지 알 수 있다.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해야 하는 IRS가 도리어 자신들의 비효율적인 사무 처리 때문에 소중한 시민들의 혈세를 지출해야 하므로 IRS로서는 참기 힘든 굴욕일 것이다.

IRS는 항상 부족한 예산과 인력난을 핑계로 삼고 있으나 이는 구실에 불과할 뿐 담당자와 케이스가 확정되지 않는 IRS의 고질적인 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한다.Inflation Reduction Act에 의해 80Billion 달러를 보장받았지만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그중 20 Billion 달러가 삭감되는 굴욕을 당하고 앞으로도 다른 기관에 쓰여야 할 돈을 IRS에 책정된 금액에서 사용한다고 하니 원래 IRS에 책정된 80 Billion 달러가 얼마나 더 줄어들지 의문이다.

2024년도 예산은 2023년 예산액인 12.3 Billion 달러에서 1달러도 증액되지 못한 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Advocate라는 기관이 중재에 나서는 경우는 앞에 설명한 것처럼 저당권 설정이나 은행에서 돈을 차감한다는 통지를 받자마다 항소(Appeal)을 하거나 아예 그것조차 여의치 않아 시간을 놓쳤다면 5-6개월 후에 세금 확정 통보를 받게 됐을 때 청원을 접수할 때이다. 이것 역시 받는 사람의 사인이 필요한 등기 우편(Certified Mail)으로 받게 되는데 이때는 Tax court에 IRS의 결과에 합의할 수 없다는 청원서(Petition)를 접수시키는 것이다. 이때도 법원으로 서류가 넘어가기 전에 Taxpayer Advocate라는 사람들이 중재를 하는데 신기한 것은 그토록 오랫동안 시간을 끌며 해결이 안 됐던 것이 Advocate라는 담당자만 정해지면 불과 몇 시간 만에 일이 깨끗하게 처리된다는 점이다.

IRS의 일 처리는 진력이 날 정도로 비능률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또한 IRS는 방대한 기관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실수도 많이 한다. 중요한 것은 IRS에서 어떤 통지서가 오든 반드시 회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답을 했는데 얼마 후 똑같은 통지서를 받았다면 일 처리가 안된 것이기 때문에 또 회답을 해야 한다. 자신이 처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전문가를 고용해서라도 IRS와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을 해야 한다. IRS와 확실히 문제 해결을 매듭지지 않고 계속 날라오는 IRS 통지서를 무시한다면, 십중팔구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신에게 불리하도록 문제가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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