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오지의 땅 캐년랜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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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처럼 황홀하기만 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절경과 5월의 아직 녹지 않은 록키산맥 줄기의 하염없이 높은 봉우리에 쌓인 수북한 백색의 향연들은 이곳이 상당히 높은 곳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밤에 이곳 모압(Moab)에 밤새 내린 비는 록키산맥 봉우리에 아름다운 설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른 새벽 강한 유타주의 일출을 받아가며 걷혀가는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들어낸 새하얀 송이들은 머리 속에 가득 들어있던 수많은 고민들을 하얗게 덮어버립니다.
유타의 아름다운 도시 모압에 머물며 미국 최고의 절경들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오지를 찾는 것처럼 매우 흥미 있는 일입니다. 이곳은 미국의 다른 국립공원처럼 인파가 넘쳐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많이 알려진 국립공원인 그랜드 캐년, 옐로우 스톤, 그리고 요세미티 국립공원 등 과는 다르게 일반인들에겐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가 봅니다. 특히 넘쳐나는 인파를 피하여 조용히 오지처럼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지의 땅 캐년 랜드가 있어서 가능합니다.
캐년랜드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은 미국의 다른 국립공원과는 다르게 인적이 매우 한적한 곳입니다. 유타주의 조그만 도시 모압에서 19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0마일 정도 운전을 하면 캐년랜드 국립공원 사인과 함께 313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313번 도로를 따라 15마일 정도 남서쪽으로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공원 사인과 함께 Grand View Point Road를 만나게 되는데 이 도로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캐년랜드 국립공원에 이르게 됩니다. 입장료는 자동차 한대에 25불, 혹은 자동차 없이 개인당 10불을 지불하면 됩니다.
미국인들은 그랜드 캐년 보다는 캐년랜드를 더 인정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비경과 트레일코스, 오프로드, 산악자전거, 급류타기 등 미국인이 좋아하는 모든 산악 스포츠가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캐년랜드는 거대한 협곡들의 황무지라 표현할 만큼 엄청난 협곡과 그사이를 흐르는 미국 서부의 젖줄 콜로라도 리버와 그린 리버가 오랜 세월 콜로라도 고원을 흐르면서 자연적인 침식작용으로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장관을 이룹니다.
브라이스 캐년의 섬세함과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을 모두 갖추면서, 그것도 모자라 수백 만년 대자연의 신비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영화촬영의 명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미션 임파서블2(Mission Impossible2)’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Tom Cruise)가 로프도 없이 맨몸으로 암벽을 타고 오르는 장면, 그리고 일상탈출이 비극으로 결말이 되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마지막 장면인 자동차가 절벽으로 떨어지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캐년랜드는 크게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집니다. 공원 북쪽에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Island in the Sky), 남서쪽에서 들어가는 곳이 ‘더 니들즈’ (The Needles), 그리고 서쪽에 있는 것이 ‘메이즈(Maze) 지역입니다. 바늘 모양의 수많은 돌기둥과 아치가 있는 ‘더 니들즈’ 지역이나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하이킹 코스를 가지고 있는 ‘메이즈’ 지역은 험준한 지형과 거리 때문에 산악 스포츠를 즐기거나 오프로드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전문가가 아니면 너무 험난하고 위험함으로 그리 권장할 만한 곳이 안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주로 두 개의 강 사이에 높이 솟아 있어서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라 불리는 지역을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에서 Grand View Point Road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오면 협곡과 콜로라도 강을 따라 다양한 전망대가 보이며 특이 우리에게 일출 사진으로 많이 알려진 ‘메사 아치(Mesa Arch)는 캐년랜드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해 줍니다. 이곳은 워낙 사진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기에 일출 모습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저녁까지 카메라를 고정하고 최고의 장면을 잡는 포토그래퍼의 숨은 열정들이 녹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동쪽 콜로라도 강을 바라보면서 협곡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화이트 림(White Rim) 도로는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의 꿈과도 같은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명심할 것은 4륜구동 밖에 들어갈 수 없으며 따로 돈을 지불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너무나 위험한 도로이기에 화이트 림을 도전하려면 갖추어진 자동차와 더불어 이곳을 완주할 수 있는 확실한 용기가 필요한 곳입니다.
캐년랜드는 협곡을 이루며 너무나 방대하고 위험한 지형들이 많으므로 무리하게 도전하는 것은 자칫 엄청난 사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와 용기 없이는 함부로 트레일 코스를 도전하는 않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콜로라도 강과 그린 강이 끊임없이 협곡을 휩쓸고 가면서 만들어 놓은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오프로드들, 목초들 사이로 넉넉하게 무리를 지은 동물들의 행진, 그리고 바늘처럼 솟아 있는 이름 바위기둥들이 만들어낸 오지의 풍경들은 가장 미국적인 정취를 느끼기에 적합한 곳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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