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기묘한 바위의 경연장 아치스 국립공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KTN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04-13 08:14

본문

오종찬 ·작곡가 ·KCCD 원장
오종찬 ·작곡가 ·KCCD 원장


아름다운 바위와 나무의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쩍쩍 갈라져 떨어지는 바위틈 사이에 파란 싹이 돋아나고 결국은 바위와 나무가 같이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너무나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린 나무를 볼 때마다 좀더 나은 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에 바위는 늘 마음이 아픕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물이 없어 나무가 고통스럽고, 나무의 뿌리를 뻗을수록 바위의 균열이 더 심해갑니다. 그리고는 폭풍우가 치는 날 밤, 나무와 바위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하게 됩니다. 당신이 내 가슴에 뿌리를 내린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가 되겠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나는 바위가 많은 곳을 여행하기를 좋아합니다. 인생에 만나기 쉽지 않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그 가슴 속에 뿌리를 내리고 늘 서로를 위해 뿌리를 내리는 아름다운 삶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도 바위가 있는 곳을 자주 찾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얼마 전에도 가족과 함께 텍사스의 주도인 어스틴에서 서쪽으로 1시간 30분 떨어진 인첸티드 락(Enchanted Rock)에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 곳의 척박함 속에서도 서로의 고민을 간직한 채로 공생하는 바위에 뿌리내린 이름 모를 나무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만이 펼쳐놓은 인생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바위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때에는 가끔 유타 주의 오지인 모압(Moab) 지방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달라스(Dallas)에서 쉬지 않고 16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먼 곳에 있는 곳이지만, 모압에 가면 그곳에서 10분 거리에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델리키트 아치 (Delicate Arch)라는 바위가 있는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모압에서 19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심상치 않은 바위들의 행렬과 더불어 오른쪽으로 아치스 국립공원 입구 사인과 함께 비지터 센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그 곳에서 거대한 바위들의 세상인 유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바위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세월의 거친 풍파 속에서 다듬어진 갖가지 모습 속에서 바위의 아름다움과 거대함, 그리고 척박한 곳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들의 이야기는 신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땅에서 축제의 이야기를 써가고 있습니다. 

한 때 바다였던 척박한 지역이 이제는 오랜 세월을 빚어 만들어진 2000개가 넘는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아치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그 틈에 더불어 살아가는 이름 모를 식물들의 공존이 지금은 유타 최고의 자연 경관을 만들어 냅니다. 바다 속에 있던 소금들이 사암을 형성하고, 소금이 녹으면서 사암이 부서지고, 차가운 일교차와 풍화작용, 그리고 계절에 따라 이어지는 다이나믹한 변화가 남아있는 붉은 색 덩어리가 오늘날 아름다운 아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유타 주 자동차 번호판의 배경 그림으로 등장을 하며 아치 중에서 가장 유명한 델리키트 아치는 이곳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델리키트 아치를 가려면 Arches Scenic Drive를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다가 오른쪽으로 Delicate Arch Road를 만나면 거기서 우회전 하여 조금만 들어가면 델리키드 아치 입구를 만나게 됩니다. 차에서 내려서 왕복 3마일 정도 거리를 걸어야만 하는데, 미국의 대부분의 국립공원이 그러하듯 이곳도 공원 안에는 매점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가려면 특히 물과 간단한 트래킹 준비는 반드시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먼 거리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뷰포인트로 어퍼 포인트(Upper Delicate Arch Viewpoint)와 델리키트 포인트(Delicate Arch Viewpoint) 두 군데가 있는데 이곳에서 하늘과 붉은 색 바위가 이뤄가는 조화는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린 이름을 알 수 없는 조그만 생명체들과 더불어 소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65Foot(20미터) 높이의 델리키드 아치는 속마음을 알고 싶다는 속마음을 간직한 채로 수 억년의 세월을 견뎌온 시간의 고뇌를 뒤로 하고, 그들 사이 속에 뿌리를 내린 이름 모를 풀 한 포기와 저 멀리 눈 덮인 산들과 새 파란 유타의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오늘날 유타의 아이콘을 넘어 미국의 아이콘이 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아버지 1주기가 다가온다.겨울도 봄도 아닌 2월, 때아닌 따스한 햇살이 우리 가족의 등을 토닥여주던 날, 가족묘 큰아버지 곁에 아버지를 모셔다드리고 돌아왔다.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삼 년간 거동이 불편했지만, 주간보호센터에도 다니며 그럭저럭 지내셨는데 목욕탕에서 넘어져…
    문학 2025-02-07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자 시절부터 공언했던 불법체류자 색출이 한창이다. 연방수사관들은 성역으로 알려졌던 학교나 교회 같은 곳도 거침없이 들어와서 그들의 임무를 수행한다. 불가피하게 불법체류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식당이나 마켓 소유주들은 종업원들이 아무런 사전 통…
    회계 2025-02-07 
    핫 스프링스(Hot Springs)를 보노라면 산은 호수를 품과 호수는 산을 담근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호수와 작지만 아담한 야산들이 매우 많습니다. 호수를 빙 둘러싸는 낮은 산들, 그리고 그 자태를 하나 하나 간직하고 있는 호수들…… 우리의 느낌…
    여행 2025-02-07 
    자동차 사고로인한 불이익자동차 충돌 사고의 경우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그것은,첫째, 상대편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상대편 보험에서 자동차의 피해를 깨끗하게 수리 해 주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
    리빙 2025-02-07 
    “이 사진이 좋아? 아니면 이게 나아?” 남편은 컴퓨터 화면을 넘기며 하나하나 사진을 클릭해 보여줍니다. 맘에 드는 걸 고르라며 자꾸 보채는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오래전부터 파더스 데이를 가족사진을 찍는 날로 정해두었던 남편이지만, 언제부턴가 그 약속이 흐지부지되었습…
    문학 2025-01-31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2025년의 시작이 벌써 한달을 지나며 2월에 접어드는 …
    회계 2025-01-31 
    흔들리는 창밖에 잔잔히 내리는 비와 루이 암스트롱의 신비스럽고 따스한 트럼펫의 재즈 선율을 들으며 음악을 따라 나선 루이지애나 주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음악의 도시 뉴 올리언스(New Orleans)를 찾아 떠난 재즈여행, 달라스에서 20번 하이웨이를 따라 동쪽으로 …
    여행 2025-01-31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미국 경제정책은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핵심으로 하며, 자국 내 제조업 부흥, 무역 불균형 해소, 감세 및 규제 완화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경제…
    부동산 2025-01-31 
    Hmart이주용차장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한국, 외국 마켓의 냉장 음료 코너 혹은 건강식품 코너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상품 중에 콤부차(KOMBUCHA)라는 병에 담긴 음료를 보신적이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이름도 생소한 이 콤부차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리빙 2025-01-31 
    조나단김(Johnathan Kim)-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입학 담당자는 지원서를 통해 학생 개인의 고유한 ‘이야기’를 읽고자 한다. 성적 증명서는 학업적 헌신을, 과외 활동은 관심사와 열정을, 에세이는 개인적인…
    리빙 2025-01-24 
    이 조항은 비지니스 보험약관에서 종종 지나치기 쉬운 항목이지만, 피해를 받았을 때 보상 받는데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비지니스 보험에서 코인슈런스의 필요성은 완전손실(Total Loss)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손실은 부분적 손실(Par…
    리빙 2025-01-24 
    콜로라도를 여행한다는 것은 계절에 상관없이 광대한 자연과 더불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 속에서 텍사스와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것을 느끼게 합니다. 하늘에 맞닿은 높이를 할 수 없는 거대한 봉우리들이 있는가 하면 그 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모여 앉은 동화 …
    여행 2025-01-24 
    공인회계사서윤교지난 월요일 Trump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그의 첫 번째 행정명령은 전임 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발동했던 78개의 행정명령을 취소하는 것이었다.전 세계가 우려했던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보편 관세에 대한 언급이 …
    회계 2025-01-24 
    9년 전, 다운타운에 있는 책방 ‘Deep Vellum’에서 “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팻말이 붙은 진열대를 처음 보았다. 그곳에 진열된 책들은 누런 소포지로 포장한데다 노끈으로 묶어 놓은 지라 무슨 책이 들었는지 확인할 방도가 없었다. 해시태…
    문학 2025-01-24 
    공학박사박우람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양자 컴퓨터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양자 컴퓨터 회사의 주가가 오르고, 양자 컴퓨…
    리빙 2025-01-2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