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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권두칼럼] 보수는 정녕 단결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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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3,523회 작성일 22-05-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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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누가 뭐라해도 동서고금을 통 털어 국가의 백년대계를 기초하는 치국(治國)의 근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건국 70년 동안 아직도 그 기초를 제대로 못 잡고, 그때 그때 집권자들의 입맛에 따라 해마다 우왕좌왕으로 불가역적인 근본을 못 세우고 있다. 

6월 1일 전국 동시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는 또다시 예전처럼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에도 중도·보수진영에서는 박영선 이대영 조영달 조전혁 최명복 등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들은 서로 자기가 나가야 한다고 서로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후보 난립으로 이미 두세 차례 패배의 경험을 맛본지라 이번에는 일찌감치 ‘수도권 교육감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라는 것을 만들어 후보 단일화에 나섰지만, 그들 중 조영달 후보(서울대 교수)가 초반에 독자 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김이 빠져버렸다. 그러니 나머지 후보들도 어차피 단일화가 안 될 거면 나라고 못 나가겠느냐고, ‘너 죽고 나죽자’는 분위기로 되어가는 모양 새다가 이제 겨우 절반의 단일화로 입을 맞추었지만, 조영달은 여전히 ‘꼬장’을 부리고 있다.  

중도·보수가 이러는 사이 진보 진영에서는 이번에도 전교조를 등에 업은 조희연 현 교육감이 단독으로 3선 도전을 채비하고 있다. 조희연이 누구인가? 교육의 하향평준화(下向平準化)를 위하여 자율형 사립학교를 없애겠다고 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연전연패를 당한 자 아닌가? 또 배후인 전교조 출신을 불법으로 채용했다가 공수처 1호 수사대상이 되어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  

이렇게 흠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하면서도 중도·보수는 지난번에도 또 그 이전에도 때만 되면 벌떼처럼 떼 지어 나와 자기들끼리 다투는 바람에 감투는 조희연에게 줘버렸다. 

정말로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부패로 망하는 것인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보수들은 일단 정권교체부터 하고 봐야 한다며 뜻을 모으는가 싶더니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금방 모래알처럼 흩어져 각자 ‘자기 정치’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설사 윤석열이 맘에 안 든다고 해도 일단 보수 후보로 그를 당선시켰으면 그가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어야 정상 아닌가? 이명박 때는 광우병 광란을 방관하거나 오히려 동조하여 대통령의 힘을 빼놓았고, 박근혜 때는 아예 탄핵에 앞장서 대통령 자리에서 내쫓은 게 보수 패거리들이다.  

박정희가 고속도로를 만든다니까 김영삼 김대중은 자동차도 없는 나라에서 고속도로만 만들어 놓으면 돈 있고 권세 있는 놈들이 기생 끼고 지방으로 놀러나 다닐 거라며 반대했다. 심지어 공사를 계속하려면 자기들을 타고 넘어가라며 공사장에 드러눕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찌 되었는가? 그들의 근시안(近視眼)만 여지없이 탄로 나지 않았는가?  

이번에는 윤석열이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겠다니까 “왜 우리는 못 했는데 너는 하겠다는 거냐?”며 진보 진영이 떼거리로 일어나 심통을 부렸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여태 보수라고 했던 사람들마저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고 나서서 당선자를 힘들게 했다는 사실이다.  

노무현은 수도를 통째로 옮기겠다고 공약하여 ‘재미 좀 보았고’ 그 결과 세종시가 탄생했다. 윤석열은 수도가 아니고 고작 70년 된 대통령 집무실만 옮기겠다는데, 이 야단들이었다. 박정희가 시작한 고속도로가 이제는 필수불가결품(必須不可缺品)이 되었듯이 윤석열이 새로 만들 대통령 집무실이 훗날 어떤 모습이 될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더 웃기는 것은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고인 것을 통해 상징되는 ‘내 편’들의 단결(?) 덕이라고 비아냥을 틀지만, 그러나 소위 그 ‘보수’라는 종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그들의 반의 반이나마 따라가 주었다면, 아마 내 조국 대한민국은 벌써 1인당 5만불 시대가 넘어 이미 선진 5개국 안에 자리 매김하고 있을 것이다. 정녕 보수 세력은 진보 패거리의 그 결기처럼 정말 단결할 수 없는 것인가?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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