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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특별기고] AI 시대, 다시 부상하는 블루칼라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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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교육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25-10-18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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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



화이트칼라 입문직은 줄고, 기술직 수요는 확대


AI가 흔드는 전통적 성공 공식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사회에서 성공의 공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명문대 진학, 학사 학위 취득, 그리고 월가, 컨설팅 회사, 대형 IT 기업 입사라는 경로였다. 이는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 계층 상승을 보장하는 길로 받아들여졌다. 부모 세대는 자녀들에게 대학 진학을 절대적 가치로 강조했고, 학자금 대출을 감수하면서까지 학위를 추구하는 것이 일종의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금 이 공식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노동시장을 재편하면서, 한때 안정적이라 여겨졌던 수많은 화이트칼라 직종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된 것이다. AI는 이미 금융, 컨설팅, 기술 분야의 초급 업무를 대체하며 새로운 노동지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라지는 화이트칼라 입문직


과거 금융·컨설팅·IT 산업의 신입사원들은 보고서 작성, 데이터 정리, 재무 모델 운용, 그리고 초급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이제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은 AI가 처리한다.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수치를 정리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던 업무가, 챗봇과 자동화 소프트웨어 덕분에 몇 초 만에 끝난다.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많은 신입사원을 뽑아 훈련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경력 사다리의 첫 단”이 사라지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반복적인 잡무가 신입사원의 훈련장이자 경력 발판이었지만, 지금은 AI가 그 발판을 대신 차지한 것이다.


이 상황은 20세기 초반 조립라인의 등장과 유사하다. 대량생산 체계가 등장하면서 전통적 수공업 노동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사무실에서 반복적 화이트칼라 업무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효율성 문제가 아니라, 청년 세대의 경력 경로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전환이다.


여전히 필요한 블루칼라 기술


반면 블루칼라 직종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강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배관공, 전기기사, 용접공, 냉난방(HVAC) 기술자, 목수, 자동차 정비사와 같은 직업들은 현장 대응 능력과 손기술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파열된 수도관, 예상치 못한 전기 합선, 자동차 변속기의 이상 작동은 매뉴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들은 숙련된 전문가가 직접 현장 상황을 보고 판단해 수리해야 한다. 이는 곧, 자동화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이 블루칼라 노동임을 의미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건설 및 채굴 분야 일자리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4% 증가해 약 15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전기기사 수요는 같은 기간 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직업 평균보다 빠른 성장세다.


젊은 세대의 선택 변화


이 같은 현실은 젊은 세대의 진로 선택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 진학이 기본값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직업학교와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학생자료센터에 따르면 2023년 직업교육 프로그램 등록률은 전년 대비 약 16% 증가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하락세가 반전된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사회에서 대학의 절대적 권위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이상 학위가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기술과 수요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식 변화와 블루칼라의 매력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하고 있다. 한때 육체노동 직종은 ‘차선책’이라는 낙인이 있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실용적이고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연방 정부 통계에 따르면 배관공·증기배관공·배관설치공의 연간 중위 소득은 약 6만1천 달러다. 이는 미국 전체 가구 중위소득에 근접한 수준이며, 숙련 정도와 지역에 따라 더 높은 소득을 얻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경력이 쌓이면 자영업자로 독립해 가게를 운영하거나 계약 회사를 차릴 수 있다. 이는 대기업 직장에서는 쉽게 얻기 힘든 자율성과 경제적 주도권을 의미한다.


기술 변화와 블루칼라의 미래


물론 블루칼라 분야도 기술 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 제조업에서는 로봇 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건설업에서는 드론과 스마트 도구, 3D 프린팅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대체라기보다는 보조 수단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마다 다르고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과 판단력이 필요하다. 특히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상황을 설명하고,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은 AI가 당분간 넘기 어려운 영역이다. 따라서 기술 혁신과 인간 노동의 결합이 앞으로 블루칼라 직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교육·사회적 함의


이번 변화는 교육 시스템에도 큰 도전을 던진다. 전통적으로 대학 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두던 고등학교 진학 지도는 점차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이미 일부 주에서는 직업교육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고등학생 단계에서 배관·전기·목공 등 실무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화이트칼라의 불안, 블루칼라의 기회


AI의 확산은 화이트칼라 노동의 기반을 빠르게 흔들고 있다. 대학 학위가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기업들은 인력을 줄이고 있다. 반면 블루칼라 기술직은 여전히 필수적이고 수익성이 높으며, 사회적 인식마저 바뀌고 있다.

앞으로 5~10년은 AI가 노동시장을 더욱 뒤흔드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설 사람들은 자동화하기 어려운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이들이다. 블루칼라 직종은 더 이상 차선책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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