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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Lost Maples State Natural Area에서 가을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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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1,083회 작성일 24-11-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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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매 순간 자신을 잃지 않고 버티는 자에게 다시 가을비로 씻어줄 아름다운 창문너머로 촉촉히 적시는 가을비는 가물었던 지난 여름을 세월 저 멀리 떠나 보내고 창가에 앉아 진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젖은 그리움에 스쳐가는 아련한 기억들을 마음 속 노트에 그려보고 있습니다. 향기 진한 넉넉한 커피 한 잔이 위로가 내리는 가을비처럼 가슴속 깊은 곳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흘러내립니다. 아늑하게 들려오던 삶의 흔적들을 뒤로하고 진한 커피 한 잔에 MP3 플레이어가 가득 담은 음악이 있으면 깊어가는 가을은 나만의 계절이 되고 맙니다. 


올해 텍사스나 알칸소 지방의 단풍은 더운 여름과 예전과는 다르게 비가 많이 내리는 가을날씨 덕분에 그리 단풍이 예쁘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빛은 신만이 만들 수 있는 아름다운 오색 빛깔을 만들어 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을 더욱 소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비 바람이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 썻다고 가을의 색깔을 못 보겠습니까? 다음에 내릴 가을비가 이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텍사스의 남부의 대도시 샌 안토니오(San Antonio)에서 10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60마일 정도 드라이브를 하면 출구 508번에서 16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16번 도로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Kerrville 방향으로 들어가면 기존의 텍사스와는 다른 많이 다른 풍경들이 우리의 시야를 즐겁게 합니다. 푸른 초지와 이를 감싸는 수많은 야산들…… 그리고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양과 소의 무리들, 그리고 가끔은 옐로스톤에서나 볼 수 있는 퍼팔로의 모습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강원도의 산길과 같은 16번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Medina라는 조그만 마을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337번 도로를 따라 우회전하여 서쪽으로 20분 정도 운전을 하면 Vanderpool이란 조그만 도시를 만나게 되고 18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5분 정도 운전을 하면 메이플 나무의 단풍으로 유명한 Lost Maples State Natural Area를 만나게 됩니다. 


입장료를 내고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텍사스의 다른 공원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이곳의 풍경에 텍사스가 참 넓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곳 레인저의 말에 의하면 단풍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지만, 올해는 적은 일조량과 계속되는 가을비로 인해 이곳의 단풍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메이플 나무의 오묘한 가을 색깔은 이곳이 왜 텍사스의 넘버원 가을 여행지로 추천이 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공원 안에는 여러 개의 트레일 코스가 있습니다. Sabinal River를 따라 이어지는 3마일 거리의 East Trail, 메이플 숲을 따라 걸을 수 있는 0.36마일의 Maple Trail, 그리고 Can Creek을 따라 스프링까지 가는 3.5마일의 West Trail 등,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습니다. 이곳은 해발 2258피트 정도 되는 산들을 끼고 있고 그 산들 사이에 자연이 만들어낸 계속과 바닥이 보일 정도로 깨끗한 산정호수들, 그리고 그 사이에 빼곡하게 들어선 메이플 나무의 아름다운 가을 색깔의 조화는 3시간의 트랙킹조차 가볍게 느껴질 만큼 우리를 신선하게 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징검다리를 건너며 잠시 흐르는 땀을 개울에 비쳐 바라보이는 이곳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합니다. 계절을 따라 빚어내는 자연의 모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너무나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메이플 나무의 단풍이 예전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검소한 가을의 색깔을 담아 자신의 존재를 텍사스 오지인 Lost Maples State Natural Area 속에 오랫동안 이곳에 생태계를 이뤄온 야생들과 더불어 인간이 만들어 놓을 수 없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태를 기억하면서 어쩌면 내년에는 더욱 아름다운 색깔로 이곳에 멋진 풍경화를 캔퍼스 안에 넣을 것이란 기약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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